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라는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자들이 노년기를 요양원이나 병원이 아닌 자신이 익숙한 집이나 지역사회에서 독립적이고 존엄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집에 머문다는 개념이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 지역사회와의 연결, 맞춤형 돌봄서비스 제공 등 포괄적인 복지를 포함하는 철학적인 개념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고령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가적으로는 고비용의 요양 시설 수요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이점이 큽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의 주요 요소
- 주거환경 개선
- 무장애(Barrier-free) 설계: 문턱 제거, 욕실 안전손잡이, 휠체어 접근 가능 구조 등
- 스마트홈 기술: 원격 진료, 감시 시스템, 자동 조명 등
- 지역사회 기반 서비스 제공
- 방문간호, 재가요양 서비스, 식사 배달 서비스 등
- 커뮤니티 센터, 노인복지관 등의 커뮤니티 활동 참여 기회 제공
- 심리·정서적 지원
- 고립 방지 프로그램 운영
- 이웃과의 정기적 교류 유도
각국의 에이징 인 플레이스 사례
1. 미국: ‘AARP’와 지역 기반 모델
미국에서는 AARP(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를 중심으로 Aging in Place 전략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Village to Village’ 모델은 주목할 만한 사례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네트워크로, 고령자들이 자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 교통지원, 의료 연계 등을 제공합니다.
또한, 일부 주(州)에서는 Medicaid 프로그램을 통해 홈케어 서비스에 대한 정부 지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2. 일본: 고령자 맞춤형 주택 정책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실현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서비스 연계형 고령자 주택(サ高住, Sakoju)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자를 위한 무장애 설계의 임대주택으로, 의료와 돌봄 서비스가 연계되어 고령자들이 장기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역 포괄 케어 시스템’을 통해 의료, 간호, 예방, 주거, 생활지원을 한데 묶은 지역 중심 서비스를 추진 중입니다.
3. 스웨덴: 지역사회 중심 통합 돌봄 모델
스웨덴은 복지국가답게 ‘에이징 인 플레이스’를 공공 서비스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모든 고령자는 퇴원 이후에 바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재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주거환경 또한 정부가 직접 나서서 개조를 지원합니다.
특히, ‘스마트홈 기술’과 연계한 돌봄 로봇, 원격의료 시스템을 통해 독거노인의 안전과 건강을 관리합니다.
스웨덴은 고령자 주거비용의 90% 이상을 공공 예산으로 보조하고 있어, 사회 전반의 부담 없이 노인이 집에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에이징 인 플레이스’ 사례와 정책
1.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 정책 도입
한국은 2018년부터 보건복지부 주도로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정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정책은 요양병원이나 시설에 머무르는 대신, 노인이 자신의 집이나 지역사회 안에서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주요 내용
- 주거 지원: 공공임대주택, 무장애 주택 개조 지원
- 보건·의료 연계: 방문 간호, 방문 진료 등 재가 건강관리 제공
- 돌봄서비스: 식사 배달, 목욕, 이동지원 등 복지서비스 연계
- 지역사회 연계: 주민센터, 노인복지관과의 협업
- 시범사업 지역
- 서울(강북구), 경기(화성시), 대구, 전남(순천시), 전북(익산시) 등 다양한 지자체에서 시범 운영 중입니다.
2.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 확대
국토교통부는 고령자들의 안정적인 거주를 돕기 위해 ‘고령자복지주택’을 전국적으로 확대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주택은 저소득층 노인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무장애 설계는 물론이고, 건물 내에 복지서비스 공간, 간호사 상주, 식당, 물리치료실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 예시:
- 서울 마포구 성산동, 경기도 수원시, 충남 아산시 등지에 공급 중
- 일반 아파트보다 커뮤니티 공간이 풍부하고, 응급 상황 대응 시스템도 갖춰져 있음
3. 스마트 돌봄 기술 시범 적용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자체들이 협력하여, 독거노인을 위한 IoT 기반 돌봄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습니다.
- 예시:
- 센서가 고령자의 움직임, 체온, 조도 등을 자동으로 감지해 이상징후 발생 시 가족이나 요양 보호사에게 자동 알림 전송
- 경기도 성남시, 전라남도 여수시 등에서 운영 중인 ‘AI 기반 독거노인 안전 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정리
에이징 인 플레이스는 단순한 ‘재택 생활’을 넘어서 자립, 존엄성, 공동체의 가치를 담은 고령사회 필수 전략입니다. 각국은 자국의 문화와 시스템에 맞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 개념을 실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향후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러한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 일본이나 스웨덴처럼 완전히 정착된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정부 주도의 커뮤니티 케어, 공공임대 복지주택,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돌봄 시스템 등 다양한 정책 실험을 통해 빠르게 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됨에 따라, 한국형 ‘에이징 인 플레이스’ 모델도 점차 체계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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